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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들/[여장소설] 마음대로

[여장소설] 마음대로 (67) 마음대로 67화 - 공존 윤정이가 사준 내 옷이 들어있는 쇼핑백과 내가 윤정이에게 사준 수정이 옷이 들어있는 쇼핑백 두 개를 들고 나는 자취방으로 향했다. 발걸음은 점점 빨라지고, 호흡은 점점 가빠졌다. 자취방에 도착했을 때, 나는 땀범벅이 되었다. 짧은 거리였지만, 심장이 두근대고 몸 속의 아드레날린이 쏟아지며 내 온 신경과 내 머릿속은 오직 여장을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쇼핑백을 한 곳에 두고 모자를 벗자, 단발까지 자란 머리가 어깨부근까지 내려왔다. 나는 화장실로가 샤워를 했다. 샤워를 마친 후, 드라이기로 머리카락을 말리며 나는 구석에 놓인 쇼핑백 두개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옷을 내게 준 윤정이는 무슨 생각인걸까... 여자인 윤정이는 내가 여장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불쾌해할 것이라 생각.. 더보기
[여장소설] 마음대로 (66) 마음대로 66화 - 용서 잠깐동안의 정적이 흐르고, 윤정이는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애로 살고 싶냐는 대답... 예전과 같았다면 당연히 아니라고 했겠지만, 도저히 아니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 무의식중에, 지애로 사는게 더 짜릿하고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었어. 이전까지는 상상도 못 해봤던 일들을 했으니까. 여자 옷을 입고, 여자처럼 행동하고, 여자인 척 데이트도 해보고... 물론 내가 남자를 좋아하게 된 건 아니야. 여전히 남자로서 여자를 좋아하지만 여자로 사는 삶의 재미를 어느정도 느껴버린 것 같아. -- 그 말은... 여자로 살겠다는 뜻? -- 하지만 지애는 어디까지나 내가 만든 임시적인 자아일 뿐이고, 지애로 영원히 살 수도 없는 거잖아.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모르겠지만 짧은 취미로 .. 더보기
[여장소설] 마음대로 (65) 마음대로 65화 - 속마음 꽁꽁 숨겨왔던 머리카락이 흩날리자, 내 머릿속은 하얘졌다. -- 윤정아 이 머리는..! -- 머리는 뭐? 이미 다 들켰으니까 말도 안 되는 변명 하면 오빠는 죽는 거야. 이미 단발까지 기른 내 머리를 본 이상 내가 지애라는 걸 모를 리가 없었다. 도저히 둘러댈 방법이 없었다. 그저 내가 지애였다는 걸 인정하는 수밖에.. -- 미안해.. -- 차근차근 다 설명해봐. 왜 여장을 하고 다닌 거야? 민국이에게 처음 들킨 이후 두 번째로 여장하는 것을 들켰다. 민국이에겐 수정이가 시켰다고 말했지만, 윤정이는 내게 마음이 어느정도 있고, 불나방같은 성격으로 봐선 수정이가 강제로 시켰다고 하면 수정이에게 무슨 짓을 할 지 모른다. -- 여장하는 건 내 취미야... -- 수정이 언니는 알고 .. 더보기
[여장소설] 마음대로 (64) 마음대로 64화 - 들통 한 번만 더 여장을 하기로 마음 먹으니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마치 발매전부터 기다리던 게임이 막 출시되어 플레이하기 직전에 기대감이 피어오르는 것처럼 어서 빨리 집에 가서 여장을 해야겠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남았다. -- 이 옷이 오빠한테 제일 잘 어울린다. 자 사줄게. -- 고마워.. 윤정이는 내게 몇 가지 옷을 입혀보고는 옷 한 벌을 세트로 사주었다. 그 마음이 정말 고맙지만, 지금 내 안에는 더 큰 욕망이 자리잡고 있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서로 옷을 골라주기로 했으므로 나도 윤정이 옷을 골라야 했다. 나는 내가 입고 싶었던 블라우스를 윤정이에게 사주었다. 그 뒤로 윤정이와 카페에서 얘기를 조금 나누다 공원을 걷기로 했다. 공원에서도 여전히 나는 여장을 해.. 더보기
[여장소설] 마음대로 (63) 마음대로 63화 - 편집샵 -- 여기 내가 자주 오는 편집샵인데, 어때? -- 와.. 진짜 넓다. 학교 근처에 이렇게 큰 편집샵이 있는 줄 처음 알았다. 젊은 대학생의 스타일에 맞게 조금 더 독특한 디자인의 옷들이 많았다. -- 오빠 어떤 스타일의 옷이 좋아? 맨날 입는 체크무늬 셔츠 말고 -- 그것도 괜찮지 않아..? -- 전혀. -- ㅋㅋㅋ 알았어.. 그럼.. 깔끔한거? 사실 내 눈에 먼저 들어온 건 여자옷들이 있는 반대쪽이었다. 아무리 남자옷이 개성있고, 다양하다고 한들 여자옷이 종류도 더 다양하고, 색감도 화려하며 시선을 끄는 옷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남자옷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오직 여자 옷들이 "입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사이즈는 어떤게 맞으려나... 오빠 살이 너무 많이 빠져.. 더보기
[여장소설] 마음대로 외전 (7) 마음대로 외전 7화 - 역경 캐릭터 모양의 초콜렛이었기에 크기도 상당해서 무릎부터 종아리, 양말과 신발까지 묻어있었다. 나는 쪼그려앉아 지애의 다리를 닦아주기 시작했다. 지애의 하얗고 매끈한 다리를 보니 나도 모르게 아랫도리에 힘이 들어갔다. 지애는 무릎을 가지런히 모으고 발 쪽은 삼각형 형태로 벌리고 있었는데, 이 자세 또한 내게 보호본능을 일으켰다. 휴지가 닿을 때 마다 지애의 다리가 살짝 움찔움찔했다. 휴지로 보이는 부분은 닦아냈지만, 여전히 끈적거리기 때문에 화장실에서 물로 닦아야 했다. -- 휴지로 어느정도 닦았으니 나가서 물로 닦자. -- 알았어... 상영관을 나와 지애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나는 앞에서 기다렸다. 10분 정도 지나자 지애는 양말을 벗고 맨발로 구두를 신은 채로 화장실을 나왔다.. 더보기
[여장소설] 마음대로 외전 (6) 마음대로 외전 6화 - 두근두근 -- 무슨 영화 볼래? -- 음... 나는 지애가 보자는 영화를 볼 생각으로 대답을 기다렸다. 보통 연애를 할 때 상대방의 성향에 맞춰 어느 정도 리드하는 편이지만, 지애의 경우 많이 다르다. 수철이의 성향은 당연히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여장을 한 상태인 만큼 내가 수철이의 성향에 맞춰준 다는 것은 지애가 아닌 원래의 김수철로 대한다는 뜻이고 서로 불편해질 수 있다. -- 액션 영화 볼래? 재밌을 것 같은데.. -- 좋아! 미션 임파서블 보자. 액션영화는 뭔가 어지러워서 자주 보진 않지만, 수철이가 좋아해서 가끔 본 적은 있다. -- 시간 바로 있어서 다행이다.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 그래. 그럼 시간 없으니까 내가 팝콘 주문하고 있을게. 미니온즈가 지금 .. 더보기
[여장소설] 마음대로 외전 (5) 마음대로 외전 5화 - 혼돈의 하루 나는 정민국, 스물 세살의 평범한 대학생이다. 평범한 삶을 살고 있....... 는줄 알았으나 감정의 소용돌이로 빠져버릴 인생의 큰 사건이 생겨버렸다. -- 헉..! 헉..! 나는 휴대폰을 한 손에 들고 계속 시간을 확인하며 헐레벌떡 학교 정문으로 향했다. 거기엔 한 여학생이 서 있었다. -- 늦어서 미안해, 지애야. -- 오빠, 왔어? 이 여자애는 바로 내 여자친구... 이면서 내 오랜 친구인 수철이다. 내 친구 수철이는 지금 여장을 하는 중이다. 여장을 하고 '지애'라는 이름으로 생활하고 있다. 여장을 하게 된 건 수철이의 여자친구 떄문인데.... 말하자면 복잡하다. 어쩄든 수철이의 필요에 의해 나는 지애의 남자친구로 사귐을 당하는(?) 중인 것이다. -- 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