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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들/[여장소설] 마음대로

[여장소설] 마음대로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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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56화 - 계약

 

 

수정이와 근처 카페에서 만났다. 갑작스럽게 불렀지만 수정이는 나와주었다.

 

 

 

 

-- 여장을 그만둔다고? 우리 6개월 계약 잊어먹은 건 아니겠지?

 

-- 다른 벌은 어떤 것이든 달게 받을게. 하지만 이제 여장만큼은 할 수 없어.

 

   여장으로 내 삶이 달라졌고, 제일 친한 친구도 잃을 뻔했어.

 

   다시 예전으로 되돌릴거야.

 

-- 제일 친한 친구..? 민국이?

 

-- 그래.

 

-- 민국이와 진도 잘 나가는 중 아니었나? 실망이네.

 

-- 여장 말고 다른 기회를 주면 안 될까?

 

-- 없어. 벌써 절반가량 지나온 지금 그만두다니  아쉽네.

 

   입혀보고 싶은 게 많았는데 말이야.

 

   너가 계약을 파기했으니, 나도 더 이상 너와 할 수 있는게 없어.

 

   여기서 끝이라는 거지.

 

-- 정말로, 뭔가 다른 건 없을까? 지금까지 하라는 거 잘 해왔잖아.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수정이는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여장을 그만두기로 한 이상 수정이와의 관계도 끝날지 모른다는 걱정이 앞섰지만,

 

수정이의 마음대로 여장을 계속해도 결국 예전과 같은 연인관계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이었다.

 

 

 

 

 

 

 

-- ..... 하나 있을지도.

 

-- 뭔데?

 

-- 내 동생이 너 여장한 모습 보고 싶다고 했거든.

 

   동생하고 같이 좀 놀다 오라고 시키려 했는데 이렇게 되다니.

 

   동생이랑도 내가 약속한 게 있으니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여장해.

 

   여장하고 동생이랑 놀다 오면 그동안의 노력을 봐서 내가 기회를 줄게.

 

-- !!!

 

 

 

 

 

괜찮은 조건이었다. 그만두기로 마음먹은 여장을 한 번 더 해야 하지만

 

어차피 처음 보는 사이인 수정이네 동생을 보고 오는 것은 크게 지장이 없을 것 같았다.

 

게다가 수정이와 한 번 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 할게. 언제인데?

 

-- 조만간. 연락할게. 이제 카페 알바도 끝이네. 삼촌한테 말해놓는다.

 

-- 그래..

 

 

 

 

 

 

이로서 계약은 끝이 났다. 여장을 해야 하는 이유도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제 스무살 김지애는 사라졌다.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원래의 나, 김수철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단발까지 내려온 머리는 자르지 않았다. 언젠가는 자를 예정이지만,

 

여장을 하면서 계속 길러왔던 터라 갑자기 자르기는 아까운 느낌이 들었다.

 

박스에 담아놓은 여자옷들은 서랍 빈 공간에 넣어두었다.

 

필라테스도 이제는 더 이상 가지 않을 예정이다.

 

레이저 제모를 꾸준히 했던 지라 예전만큼 털이 많이 자라지는 않지만,

 

조금씩 자라는 다리털들도 더 이상 관리하지 않을 것이다.

 

개강을 코앞에 둔 지금, 나는 여장을 그만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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