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 52화 - 수습
만수는 포장마차 안에서 쓰러져버리고 말았다.
나는 당황을 금치 못했다.
-- 야! 정만수!!! 일어나!!!!
-- 으으으...
팔을 툭툭 건들고, 밀어봐도 만수는 작게 신음소리만 낼 뿐이었다.
이렇게 한번에 훅 가버리는 애랑 둘이서 술을 마셨다니.. 갑자기 후회가 밀려왔다.
-- 아이고~ 저번에도 쓰러졌다가 비틀거리면서 가더니...
-- 할머니, 얘 저번에도 그랬어요?
-- 저번에는 혼자 왔었는데 쓰러진지 한 10분쯤 지났나?
일어나서 정신 차렸는지 나갔었지.
-- 감사합니다 할머니, 계산하고 갈게요.
나는 만수를 부축하며 포장마차를 나왔다. 다행히 만수는 반쯤 정신이 붙어 있었다.
만수가 덩치가 있어서 무겁긴 했지만 나도 남자고 힘이 있기에 부축할 수 있었다..
부축받으며 걸어가는 동안 만수가 작게 중얼거렸다.
-- 뭐라고? 크게 말해봐.
-- ㅁ....ㅇ....ㅎ...
-- 뭐?
나는 만수의 얼굴에 더 가까이 붙었다.
-- 미..안해...
-- 미안하면 빨리 힘내서 걸어. 집에 가야지. 빨리 전철역 가자.
전철역이 멀지는 않았지만, 전철을 태워 보내면 만수가 잘 갈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 집에 갈 수 있겠어? 지하철 타고 가야돼.
-- 갈수있지..
-- 정말로? 갈 수 있는 거야?
-- 갈수..
-- 안되겠다. 내 방으로 가자.
일단 내 자취방으로 만수를 데려가기로 했다. 어느새 내 몸도 땀범벅이 되었다.
일부러 예쁜 옷도 차려 입었건만, 흠뻑 젖어버린 모습에 점점 화가 났다.
-- 아오..! 좀 혼자 걸어라 진짜..
만수는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힘없이 걸을 뿐이었다.
그렇게 만수를 부축하며 내 자취방에 겨우 도착했다.
침대에 눕힐수는 없기에 땅바닥에 눕혔다. 만수는 눕자마자 상태가 더 안좋아졌다.
-- 절대 토하면 안돼. 알았어?
-- 우욱..
-- 안된다니까!
빨리 씻고 싶었지만 내 정체를 모르는 만수가 안에 있기에
함부러 옷을 벗었다간 들킬지도 몰랐다. 거기다 씻는 동안 만수가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
차라리 만수를 씻기고 재우고 싶었지만 내가 함부러 씻길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 미치겠네.. 진짜!!
어쩔 수 없이 화장실에서 옷만 갈아입고 자기로 했다.
만수가 정신을 차릴 때 까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 불 끌테니까 자라.
-- 우욱..
-- 잠이나 자!
그렇게 만수를 걱정하며 뒤척이다 밤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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