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소설의 내용은 모두 허구이며, 가상의 인물과 설정입니다. ###
2~3부작으로 쓸 단편소설입니다!
여장만화 <미인증>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었음을 밝히비다.
올해 마흔네살의 회사원 김방민, 그가 자신의 몸이 변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몇달 전이었다.
그의 몸이 달라지기 시작한 건 수년 전부터였다. 하지만 그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그저 자신이 꾸준히 복용하고 있던 탈모약의 작은 부작용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매일 먹고 있는 탈모약은 수입 판매상인 그의 사촌에게서 구한 희귀한 제품이었다.
유럽에서 넘어와 신비한 효능을 가졌다는 이 약은 그에게도 잘 작동해 점점 사라져가는 머리털을 붙잡을 수
있게 해주었고, 한치의 의심도 없이 그는 몇년째 이 약을 복용했다.
약의 효능이 엄청난 탓인지 머리털은 점점 풍성해지고, 머리가 자라는 속도도 빨라졌다.
하지만 몸 전반적으로 변화가 일어났다.
몸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피하지방은 늘어나 점점 각진 남자의 몸 선에서
부드러운 여성의 선으로 변해갔다.
머리털은 풍성하게 자랐지만 다리털과 팔털은 점점 얇아져 솜털과 비슷하게 변해갔다.
수엽도 거의 자라지 않게 된 것은 물론이었다.
20대의 전성기를 지나 30대를 넘어가며 탄력을 잃어가던 피부도 점점 탱글탱글하고 매끈하게
돌아갔다. 피부색도 점점 투명하고 하얗게 변해갔다.
이러한 몸 전체적인 변화를 김병만이 모를리가 있나 싶지만, 수 년동안 아주 천천히 진행되어 왔기에
둔감했던 그는 그렇게 큰 변화를 인지하지 못했다.
오히려 그의 아내. 오영수가 변화를 눈치채고 가끔 그에게 말했다.
-- 여보, 요즘 당신 몸이 예전하고 많이 달라졌어.
-- 그래? 살이 좀 쪘나?
-- 단순히 살 찐게 아닌 것 같아. 뭔가 몸이 달라진 느낌이야.
밤일을 할 때에도 침대에서 불 끄고 보면 가끔 여자 몸이 아닌가 착각하기도 한다니깐...
--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우리 벌써 40대라구.
몸도 많이 늙어가서 그렇겠지.
-- 기분 탓이겠지? 회사 잘 다녀와. 맛있는 거 해놓을게.
병수야, 아빠한테 인사해야지.
-- 아빠. 회사 잘 다녀와~
-- 그래.. 우리 병수. 학교 씩씩하게 잘 다녀야 돼! 아빠 회사간다~
여자의 직감과 눈썰미는 대단한 것이었기에 이때 아내의 말을 들었더라면 좋았을 것이었다..
변화를 빠르게 눈치 챈 건 아내뿐만이 아니었다.
-- 김방민 과장님, 혹시 화장품 뭐 쓰세요??
-- 나? 딱히 뭐 안 쓰는데.
-- 피부가 점점 좋아지셔서. 부러워요.
-- 오.. 그래? 홍삼을 요즘 먹어서 건강해졌나?
-- 정말 과장님 피부는 점점 어려지시는 것 같아요. 대박!
같은 부서 여직원들도 그의 변화를 어느정도 눈치챘다.
하지만 단순한 변화로 인식했을 뿐,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는 정말 확실한 변화가 진행될 때 까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결국 올해 초, 그는 드디어 변화를 눈치챈다.
자신의 몸을 보는 순간 너무나도 변해버린 몸을 알게 된 것이었다.
-- 영수야, 잠깐 와봐봐.
-- 왜? 뭐야 몸이 왜그래? 어떻게 된거야??
-- 몸이 왜 이러지? 언제부터 이럤던 거지?
-- 오늘 반차내고 병원 들렸다 회사가야겠다.
-- 무슨 병이 생긴 것 같아. 종합검진을 받아야겠어..
변해버린 몸을 드디어 알게된 그는 곧장 병원을 찾았지만 병원에서도 명확한 답을 주지 못했다.
김방민의 증상은 너무나도 희귀해 의사들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저 불규칙한 생활습관을 고치고 먹는 약들을 점검해보라고 할 뿐이었다.
그렇게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몇달을 더 보낸 뒤, 그는 의사에게 연락을 받았다.
그 의사에게서 그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 저는 환자분이 걸리신 병을 연구하고 있는 오강수 박사라고 합니다.
-- 병이요? 제가 병에 걸린 건가요?
-- 맞습니다. 환자분이 걸리신 병은 BTG218으로, 100만명당 한명 꼴로 발생하는 희귀병입니다.
선천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대부분 남성에게서 일어나는 병입니다.
-- 조금 더 자세히 들려주세요..
-- 이 병은 성인 이후의 남성에게 발생하며, 여성호르몬의 양이 점점 증가하게 되어
여성과 같은 수치의 여성호르몬이 몸 안에서 발생하게 됩니다.
동시에 우리 몸의 수명을 담당하는 텔로미어의 변화도 나타나
20대 초반의 건강한 몸으로 되돌아가는 증상도 동반됩니다.
-- 아니, 그런게 가능한가요? 어떻게 가능한거죠?
-- 이 병은 연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며, 발병자도 극히 적어 연구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입니다.
BTG218 이 세상에 알려질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되기에 각국 정부는 이 병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연구하고 있는 의사 중 한 명입니다.
-- 그러면 내 몸은 어떻게 되는 거죠?!
-- 현재 환자분이 겪고 계신 증상을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외형적으로 여성의 모습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남성 호르몬은 정상적으로 분비되기에 성기능은 크게 낮아지진 않을 것입니다.
겉모습, 즉 피부, 골반, 가슴, 털등의 신체가 여성적인 특성이 점점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증상이 계속된다면, 몇년 뒤에는 완전히 20대 초반의 여성의 몸으로 변하게 됩니다. 물론 외형적으로 말이죠.
-- 아니, 너무 말이 안되는 것 아닙니까? 정말이에요?
김방민은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단순한 몸의 변화로 느꼈던 그가 알고보니 희귀병이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받은 충격은 이루어 말할 수 없었다.
-- 충격이 크시겠지만, 사실입니다. 이 노화를 역행하는 현상은 몸 내부에는 건강한 신체로 돌아가려는
본능적인 작용이 내재되어 있는데, 이것이 실제도 동작하는 희귀한 케이스입니다.
저희는 이것을 분석하여 노화방지와 수명연장등의 연구에 활용하려 합니다.
-- 젊어진는 건 이해가 되는데, 왜 몸이 여성화 되는거죠? 40년간 남자로 잘 살아왔는데..!
-- 저희도 정확한 원인은 모르나, 아마 남성적인 특징이 남자에게만 있는 Y염색체에서 많은 부분 발현되기 때문에
태아와 유아기 신체의 기본적인 특징은 여성의 몸에 가깝습니다. 2차 성징 전까지 말이죠.
따라서 저희는 노화를 역행함과 동시에 원래 초기상태의 몸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작용으로 보고 있습니다.
-- 그래서, 치료는 어떻게 받죠?
-- 이 부분에 있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현재로서는 완벽한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병의 발현부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그저 유전적인 요인인 것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병의 증상이 심각하긴 하지만 생명의 위협을 초래하지는 않고, 신체가 젊어지는 어느정도의 장점도 가지고
있기에 정부와 연구진은 환자분의 빠른 적응을 돕고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실 수 있게끔 하고 있습니다.
-- 아니, 결국 못고친다는 소리잖습니까..! 새로운 생활이라는게 뭐죠?
-- 더 이상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는 만큼, 새로운 신분과 소정의 정착비를 매달 지급해드리고 있습니다.
즉, 여성으로의 신분과 삶을 얻으실 수 있으며, 그에 따른 지원을 해드리는 것이죠.
다만 저희의 연구에 일정부분 협조해주셔야 합니다.
만약 추후에 치료법이 발견된다면 치료도 받을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 지금 나보고 여자로 살란 말이에요? 아니 제정신인가!
-- 병의 진행은 막을 수 없으며, 정신적인 피해도 상당한 만큼 빠른 안정을 도와드리는 겁니다.
현재로서는 이 방법밖엔 없습니다. 앞서 이 병이 발병하신 분들도 같은 방법으로 치료를 도와드렸습니다.
-- 그러면 이 병에 걸린 사람들이 다 남들을 속이고 여자로 살아가고 있다는 말이에요?
말이 되는 소린가 그게!
-- 새로운 신분을 정부해서 지원해드리고 있기에 전산상의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외형적으로 여성화되는 것이지 성적인 부분은 남성의 것을 가지고 있기에 언제나 조심하셔야 합니다.
환자분이 따로 밝히시지 않는 이상 그 비밀은 누구에게도..
-- 집어치워! 그런거 받아들일 수 없어!!
그는 상담실을 뛰쳐나왔다.
--2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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