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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들/[여장소설] 연애요람

[여장소설] 연애요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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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수위조절로 인해 생략된 부분이 일부 있습니다.

추후 다른 사이트에서 풀버전으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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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왁싱샵에서 걸어 나오는 김탁민의 걸음걸이는 무언가 어색했다.
엉거주춤한 자세와 표정으로 김탁민은 송시아의 앞까지 어기적거리며 걸어갔다.


-- 매끈해지셨을까요? ㅎㅎ

-- 매끈은 무슨...
    머리털이랑 눈썹 털 말고 다 밀어버리네.


김탁민은 왁싱 및 레이저 제모를 받았다.
김탁민이 뭐라 말할 시간도 없이, 준비된 옷으로 갈아입혀진 다음
털이 뽑히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 깔끔한 남자가 인기니까, 지금 왁싱과 제모한 건 나중에도 도움이 되실 거에요.

-- 알았고, 빨리 끝내자.


다음으로 송시아가 안내한 곳은 바로 탈의실이었다.
탈의실 안에는 여러 종류의 옷이 준비되어 있었다.


-- 탁민님.

-- 응...?

-- 앞으로 1년 동안은 저랑 거의 붙어 다니게 되실거에요.
    제가 탁민님의 미션을 도와줄 도우미이자, 감시자가 될 테니까요.


김탁민은 본능적으로 송시아가 무슨 말을 할 지 떠올랐다.
탈의실에서 나가지 않는 송시아... 그녀는 굳은 표정이었다.


-- 이제 저와 친구라고 생각하고, 모든걸 오픈해야 해요.
    동성친구이자, 정말 동갑내기 친구.

-- 동갑내기...?

-- 탁민님 기준으로는 한 살 동생이지만, 여장한 기준으로는 동갑이니까요.
    이제 벗으시죠.

-- 뭐?!


김탁민은 본능적으로 팔과 손으로 방어태세를 취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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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의 내용은 노벨피아에서 추후 풀버전으로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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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민과 송시아는 탈의실에 주저앉아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


김탁민은 앉아있는 송시아쪽을 보며 말했다.


-- 이름이, 송시아 라고 했었지?

-- 네.

-- 나보다 한 살 어리다고?
    그러면 지금 열아홉살 인거야?

-- 네. 2주 뒤면 스무살이죠.

-- 후...


김탁민은 눈을 질끈 감았다.
이미 극도의 수치심을 맛본 지금, 그 어느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 앞으로는 혼자서 입으세요...

-- 알았다고.


이후의 작업은 꽤나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걸려있는 옷들 중 하나를 입은 뒤, 사이즈를 체크했다.
추후 옷을 살 때 참고하기 위해서라고 송시아가 말했다.


-- 이제 저기 가서 메이크업도 받으시죠.

-- 응.


송시아는 걸어가는 김탁민의 뒤를 보며 생각했다.
김탁민은 지금 모습으로도 여자의 태가 나고 있었다.
168cm의 남자 치고는 작은 키에 근육이 없는 얇은 몸매.
거기에 검정 원피스까지 입혀 놓으니 걸음걸이나 자세 등 조금은 어색한 점이 있지만,
여자로 보일 수 밖에 없었다.


-- 네~ 손님. 여기 앉으실게요.


김탁민은 샵의 직원분의 안내에 따라 자리에 앉아 메이크업을 받기 시작했다.


-- 남자분이신데, 얼굴도 여성적인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 안 좋은 거 아닌가요...?

--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지금 손님은 여자 메이크업을 받는 중이니까
    아무래도 장점으로 작용하겠지요?

-- 네;;


김탁민은 맞춤으로 보이는 가발까지 장착당한 뒤에야 샵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 신발도 여러가지를 신어야 하겠지만, 오늘은 그냥 신고 왔던 운동화로 만족하죠.

-- 뭘 만족한다는 거야.
    이렇게 만들어놓고.

-- 저쪽에 전신거울이 있는데, 한 번 지금 모습 확인해보실래요?


김탁민은 전신거울 앞에 섰다.
그리고 보게 된 거울 속의 자신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귀여운듯 뻗은 오똑한 코, 부드러운 라인의 눈매.
얇고 길게 정돈된 눈썹, 시원하게 뻗은 입매.

입고 있는 검정 원피스는 특별한 장식이 없는 그냥 무난한 원피스였다.
반팔에 치마 길이는 허벅지 중간을 조금 넘는 정도였다.
제모를 한 탓인지 매끈하게 내려오는 다리, 
그리고 압박 속옷의 영향인지 가랑이 사이로 느껴지지 않고 걸리는 부분 없이 그대로 내려온 다는 점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김탁민은 정말 여자가 된다면 이런 느낌인 걸까.... 하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 탁민님 본인이 봐도 꽤나 잘 어울리죠?
    이젠 미션을 하겠다고 한 것을 후회하지 않으실 것 같은데.

-- 무슨 소리야. 부끄러워 죽겠다니까.


김탁민은 숨이 조금 가빠지고, 심장이 뛰는 것이 느껴졌다.
단순한 수치심 때문인지, 조금의 흥분이 되는 것인지 김탁민은 알 수 없었다.


-- 이제 집으로 돌아가죠.


김탁민은 흠칫 놀라 거울에서 송시아 쪽으로 몸을 돌렸다.
이 모습을 어머니한테 보여줘야 한다니... 김탁민은 죽어도 가족한테는 보여줄 수 없었다.


-- 어머니도 집에서 기대하고 계실텐데.

-- 오늘은 연습이잖아.
    이거 다 풀어줘. 다 풀고 집 갈거야.

-- 연습이라니요.
    오늘부터 시작인 건데.
    2주동안 여자가 되기 위한 과정들을 거쳐야 한다구요.


김탁민과 송시아가 전신 거울 앞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샵의 직원 몇 명은 모여서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 저 고객님, 남자라고 했었지?

-- 응. 저 두 명 중 거울쪽에 있는 여자분.

-- 좀 더 키 큰 여자분? 저 분이 남자라고?

-- 응. 검정 원피스.

-- 어떻게 저렇게 잘 어울리냐.
    남자인데 나 보다 예쁜 것 같네.

-- 분명 여자 둘인데, 남자 목소리랑 여자 목소리가 들려. ㅋㅋ

-- 그니까.. 웃기다 ㅎㅎ


직원들의 수근거림은 듣지 못한 채, 김탁민은 결국 지금 모습 그대로 집에 가기로 결정했다.
사실 앞으로 1년 간은 여장을 해야 하는 만큼 김탁민 본인도 익숙해져야 하긴 했다.


-- 차 준비되어 있으니 바로 나가죠.

-- 알았어...


==========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현관문을 열고 김탁민과 송시아가 들어왔다.
김탁민의 어머니는 안방에서 현관문 쪽으로 나왔다.


-- 어머님, 저희 왔어요.

-- 아~ 시아님 오셨나요.
    탁민이니...?

 



긴 머리에 메이크업까지 마친, 검정 원피스를 입고 맨다리를 드러내고 있는 아들을 본
김탁민의 어머니는 순간 못 알아본 기색이 분명했다.

김탁민은 어리둥절한 눈의 어머니를 보자 다시금 부끄러움이 치밀어올랐다.


-- 어때...? 안 어울리지?

-- 너무 잘 어울리는데?
    진짜 딸이 생긴 것 같네.

-- 제가 잘 어울릴거라고 했잖아요~

-- 아이고, 우리 탁민이에게 이런 소중한 미션 주셔서 감사해요.


김탁민은 쪽팔림은 자신이 모두 당하고 있는데
왜 송시아와 자신의 어머니가 쿵짝이 맞는지 의문이었다.


-- 엄마, 아들이 지금 이런 모습인데 좋아...?

-- 지금 모습이 어때서~ 예쁘기만 한데.
    남자라고 꾸미지 말란 법도 없는데.

-- 알았다고... 하면 되잖아.

-- 어머님, 오늘 신세 많이 졌습니다.
    저는 이만 들어가볼게요.

-- 시아님. 조심히 들어가요.
    주말 예배 때 뵐게요.

-- 야, 잠깐만! 이거 풀어주고 가야지!!


김탁민은 송시아를 붙잡으려 했지만,
작고 재빠른 송시아는 순식간에 현관문을 열고 달아나버렸다.


-- 화장까지 다 했는데 이거 어떻게 풀라고...

-- 엄마가 도와줄게~ 일단 밥부터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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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주방장갑을 낀 채로 냄비를 식탁으로 들고 왔다.


-- 뜨끈한 된장국 해놨다.
    오늘 시험도 끝났는데, 엄마가 이것저것 많이 시켰지?

-- 오늘 하루가 왜 이렇게 긴 지 모르겠어.


김탁민은 오늘 점심으로 짜자면을 먹은 게 전부였기 때문에,
뜨끈한 된장국에 쌀밥을 받자 군침이 고였다.


-- 탁민아, 머리 조심하고 먹어라.

-- 머리? 무슨 머리...?


김탁민은 순간 자신이 아직도 가발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깨 넘어서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였기에, 밥을 먹을 때 묶고 먹어야 하는 것이었다.


-- 뭐야, 이거 어떻게 묶어?
    어떻게 해야 하지.

-- 우리 딸~ 일로 와 봐.
    하나부터 열까지 손이 많이 간다니까.

-- 아니, 애기 취급하지 말라고!


김탁민 가족의 저녁식사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4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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