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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들/[여장소설] 마음대로

[여장소설] 마음대로 외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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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외전 2화 - 축제 (상)

 

이번 이야기는 19살이 되는 나, 고3 김수철의 흑역사 이야기이다.

 

 

-- 이번 축제 때 우리 동아리 뭐할까?

 

 

우리 동아리 회장 민국이가 말했다. 곧 학교 축제가 다가오고, 그에 맞춰서

동아리마다 부스를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 부스의 홍보효과는 엄청나고,

그 실적에 따라 학교로부터 받는 지원이 달라지기 때문에

축제는 모든 동아리에게 중요한 이벤트였다.

 

 

-- 이번엔 우리 시에 있는 모든 고등학교가 연합해서 한다는데?

    스케일 지렸다.

-- 와 그러면 진짜 이번 축제에 올 인 해야겠네.

-- 야 나는 고3이니까 공부해야 됨. 빼줘.

 

 

저번 축제까지는 열심히 활동했지만, 올 해는 고3이고 이것저것 신경 쓸게 많아

더 이상 축제에 집중할 수 없다. 적당히 치고 빠져야 한다.

 

 

-- 야. 너만 고3이야? 나도 고3이야. 같이 힘을 합쳐서 해도 모자랄 판에..

   한 달도 안 남았어.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 형 운영비는 걱정마요.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돼요.

-- 역시 널 우리 동아리로 끌어들인 건 신의 한 수야.

 

 

 

 

 

1학년 동아리 후배인 동민이는 아버지가 규모가 꽤 큰 중소기업 사장님이셔서

찬란한 금수저였다. 나와 민국이의 부단한 노력으로 우리 동아리는 동민이에게 선택 (?) 받았다.

 

 

-- 몰라. 너네들끼리 짜 봐. 나는 시키는 거 할게.

-- 아니 진짜 빠질 거야? 나중에 왜 자기 빼놓고 하냐고 불만 없기야

-- 딱 정해서 가져오면 그거 할게. 짜장면을 팔던 만두를 팔던..

-- 오케이. 나중에 뒷 말 없기다.

 

 

그렇게 축제는 잊고 살았을 무렵.. 2주가 지나고 민국이가 축제 얘기를 꺼냈다.

 

 

-- 야 축제 다 정해졌다. 넌 몸만 오면 돼.

-- 뭔데?

-- 바 컨셉으로 해서 음료수 팔거야.

-- 올 좋은데.

-- 근데 너가 여장해야돼.

-- ???

-- 한 명은 남자바텐더 한 명은 여자바텐더로 해서 갈거야.

-- 아니 걍 남자 두 명으로 하면 되잖아.

-- 우리 남고인거 잊었어? 여자가 무조건 있어야 돼.

-- 남고인데 어떻게 여자가 있냐...

-- 너가 제일 여장이 어울릴 거 같아. 너가 해. 이건 회장의 권한이야.

-- 그냥 잡일 시켜주면 안돼? 진짜 하기 싫은데..

-- 아니 시키는거 한다며 그냥 해.

-- 아;; 진짜..

 

 

 

 

 

 

 

어차피 민국이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일단 알겠다고 했다.

그 뒤로 민국이를 비롯한 동아리 후배들까지 아무도 내게 축제 얘기를 하지 않아

까맣게 잊고 지냈다. 그렇게 축제 전 날이 되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이 속한 동아리의 부스를 꾸미고 있었다.

물론 고3들은 논외의 이야기긴 하지만.. 민국이가 회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내가 안 가볼 순 없다.

 

역시 돈을 쳐발라서 (?) 인지 우리 동아리 부스가 제일 삐까번쩍했다. 학생들 뿐만 아니라

외부업체로 보이는 아저씨들까지 총 동원해서 부스를 분위기 있는 바텐더로 꾸미고 있었다.

열심히 박스들을 나르고 있는 민국이를 발견하고 다가갔다.

 

 

-- 고등학교 축제 클라스 맞냐? 지리는데

-- 어 왔냐? 막 부르려고 하던 참인데 잘 됐다. 동민이한테 빨리 가봐.

-- 왜? 뭐 할거 있어?

-- 너 여장해야된다고 말했잖아. 벌써 까먹었냐?

-- 헉 맞다.

-- 빨리 동민이한테 가서 준비받아.

 

 

동민이는 동아리 부스의 컨셉아트가 그려진 종이를 들고 아저씨들에게 무언가를 지시하고 있었다.

 

 

-- 동민아.

-- 아 형 왔어요? 잠시만요.

 

 

동민이는 아저씨들에게 이야기를 마무리 하고 왔다.

-- 형 우리 둘이 같이 바텐더 해야 되는 거 알죠? 오늘 준비 다 끝내야 돼요.

-- 아 뭐야 너랑 하는거야?

-- 남녀 바텐더 컨셉이에요. 형 섹시한거 입어야 돼서 준비 빡시게 해야 돼요.

-- 엥?

-- 빨리 따라와요.

 

 

그렇게 나는 동민이에게 끌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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