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 스페셜 - 부산 여행기 (5)
-- 혹시, 질문 하나 해도 돼요?
-- 뭔데요?
-- 저희 네 명 중, 누가 가장 잘 생겼어요?
-- 몸하고 얼굴 포함해서 말해주세요.
지애가 살게 된 후로, 남자를 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
남자가 조금씩 이성으로 느껴지며,
잘생기거나 몸이 좋은 남자를 보면 조금 두근거리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민국이 외의 남자를 사랑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모르겠지만,
몸의 반응은 서서히 바뀌어가고 있었다.
나는 서 있는 네 명의 남자들을 한 명씩 살펴봤다.
네 명 다 몸이 좋았기 때문에 몸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웠다.
-- 음....
무언가가 걸린 것 마냥, 남자들은 긴장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만수는 내 옆에 앉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가장 얼굴이 하얗고, 짙은 인상의 남자를 골랐다.
-- 파란색 바지 입으신 오빠가 제일 멋져요.
남자들 사이에선 희비가 교차했다.
파란색 바지의 남자는 의기양양한 듯 내게 말을 걸었다.
-- 감사합니다!
제가 커피 사드릴게요 ㅎㅎ
-- 괜찮아요. 지애야 가자.
-- 응... 그래.
더 이상 엮이면 남자친구인 민국이 오빠의 입장도 있기 때문에
인연은 여기까지로 하고, 남자들과 헤어졌다.
우리는 바다로 가 파도를 즐겼다.
찰랑대며 치는 파도... 그리고 여기저기에서 파도를 즐기는 사람들.
시원한 바닷물을 느끼며 나와 만수는 재밌게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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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만수는 호텔로 돌아와 각자 샤워를 마쳤다.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밥을 먹었기 때문에,
저녁겸 야식으로 밥은 늦게 먹고,
내가 전부터 봐뒀던 곳을 한 번 가야겠다 생각했다.
-- 내가 저번에 말했던 거기 가보자!
-- 아, 그 점집?
-- 응.
부산에 용한 점집이 있다고 전부터 들었기 때문에
이번 부산 여행 중에 한 번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었다.
-- 여기서 택시타면... 한 20분 걸리네.
-- 오케이. 지애 너 원하는 대로 해.
나는 윤정이와 함께 산 원피스를 입었다.
허리부분이 잘록하게 감기는 원피스로
흰색 라인이 포인트인 검정 원피스였다.
간단하게 메이크업을 마치고, 만수와 함께 호텔에서 출발했다.
점집은 골목길 구석에 있었지만,
겉모습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 여기야...?
-- 응. 겉모습부터 소문난 집인 걸 딱 알겠네.
-- 여기가 어떤 걸로 유명한 거야?
-- 연애관련된 건 진짜 잘 맞춘대.
-- 민국이형 관련된 거 물어보게?
-- 그것도 있구. 이것저것.
민국이 오빠와의 연애가 어떻게 될 지,
내가 무엇을 해야 더 잘 될 수 있을지
여러가지로 궁금한 게 많았다.
-- 들어가자.
-- 응.
내부도 알록달록하게 꾸며진 작은 방 안에
아주머니 한 분이 책상 맞은편에 앉아계셨다.
-- 앉아요.
-- 네..
조심스럽게 원피스 밑단을 정리하면서 앉자,
아주머니는 말을 꺼냈다.
-- 둘은 친구?
-- 네. (지애)
-- 좋은 친구구만. 앞으로 재미있겠어.
아주머니는 벌써 모든 것을 파악했는지,
입이 근질거리는 눈치셨다.
-- 제가 남자친구가 있거든요.
-- 그래.
-- 남자친구랑 지금 오랫동안 볼 수 없는 사이에요.
-- 음.
-- 근데 앞으로 제가 흔들리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남자친구랑 오래갈 수 있는 무언가가 없을까요?
내가 민국이에게 고백을 할 때에는 여장을 하는 나,
즉 원래의 나 김수철이지만 여장을 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남자들이 다가와도 별 다른 감정이 생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애로 살게 된 후, 알게 된 많은 남자들.
나를 100% 지애로 생각하고 대해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나 역시도 지애로 살아가고 생각하는 만큼
마음이 조금씩 열리는 건 당연한 과정이었다.
스무살 여자애로 나를 대해주는 남자들과
스무살 여자로 살고 있는 나.
그 사이에서 아무런 기류도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뿐이었다.
-- 자신을 믿지 못하는 거야?
-- 그런 건 아니지만, 상황적으로 많이 달라졌거든요.
제가 고백했고, 제가 정말 사랑해서 고백했는데,
여러가지로 많이...
-- 더 깊은 관계를 맺어.
-- 네?
-- 남자친구와 너무 얕은 관계라서 그래.
더 깊은 사이가 된다면, 그런 생각이 없어질 거야.
심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 아...
만수는 잠자코 듣고만 있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민국이 오빠랑 더 깊은 사이...
이제야 나는 준비가 끝났는지도 몰랐다.
-- 그나저나. 너. 여자 맞지?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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