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 스페셜 - 부산 여행기 (4)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우리는 바로 나와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미리 숙소에서 수영복을 입고 나왔기 때문에,
탈의실에서 민망한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나는 검정색 라쉬가드를 입었다.
밑은 치마바지 형태로 짧지만 나팔거리는 치마로 여리여리함을 강조하고,
한 뼘 정도의 치마 밑으로 쭉 뻗은 허벅지가 각선미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상의는 크롭 형태로 허리가 노출되는 형태였다.
나는 체중관리를 계속 하고 있었으므로
군살이 하나도 없었고, 넓은 골반과 한 손에 잡힐듯 쑥 들어가는 허리라인이
내가 봐도 예쁜 선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가슴패드를 원래 쓰던 것보다 한 사이즈 더 큰 걸 넣었기 때문에,
조금 더 볼륨감 있는 몸이 완성되었다.
거울을 본 내 모습은 내가 봐도 위험할 정도(?)로
아찔한 볼륨감과 라인을 자아내고 있었다.
나는 탈의실에서 나와 만수를 찾았다.
-- 만수야! 여기야 여기.
-- 여기 있었구나.
와... 지애 너 엄청 예쁘다.
여기 남자들 다 너만 쳐다볼 것 같은데?
-- 너가 나 지켜줘야 돼.
-- 당연하지.
만수와 모래밭을 걷는 동안,
많은 남자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나를 쳐다보는 시선들을
나도 어느샌가 알아채고 있었다.
물론 나는 임자가 있는 몸(?)이기 때문에
행동을 더욱 조심할 수 밖에 없었다.
운동으로 힙 업된 엉덩이와 넓은 골반을 조심스럽게 흔들며
나는 모래위를 걷고 있었다.
아무래도 치마 형태의 래쉬가드이므로 지금껏 입었던 그 어떤 치마보다 짧았다.
속이 보여도 상관 없는 수영복이지만,
나는 보여지면 안되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더욱 더 들춰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걸을 수 밖에 없었다.
-- 지애야. 뭐 하고 놀까?
-- 저기서 공놀이 하는거 같이 할래?
걷다보니 남자 넷이서 비치볼로 공놀이를 하고 있었다.
네 명 다 몸이 좋아서, 나는 같이 놀고 싶어졌다.
-- 안녕하세요. 혹시, 공놀이 같이 해도 될까요? ㅎㅎ
-- 아, 네. 같이 하시죠.
갑자기 2대 2 공놀이에서 나와 만수가 끼어 3대 3이 되었고,
내가 속하게 된 팀은 갑자기 파이팅이 넘쳤다.
-- 족구 어떻게 하는지 아시죠?
바닥에 공이 닿으면 탈락이에요.
-- 넵. 알고 있어요. (지애)
-- 애들아, 여자 배려 해줘야된다
-- 오키오키.
시작된 족구는 파워풀하게 진행되었다.
다들 몸이 좋고, 파워가 좋기 때문에
공격할 경우 내가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다.
-- 죄송해요... 또 놓쳐버렸어요.
-- 괜찮아요. 지애님 대신 저희가 잘 할게요.
만수도 의외의 실력을 보이며, 상대팀에서 내가 있는 위치에
계속 공을 준 탓에 우리팀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힘을 쓸 수 없는 탓이 커 보였다.
내가 열심히 몸을 던졌지만(?)
나는 무지막지한 공격을 받아낼 수 없었고,
결국 내가 속한 팀의 패배로 끝나버렸다.
우리는 남자들과 그늘에서 잠시 쉬며 대화를 나눴다.
-- 이름이 뭐에요?
-- 김지애요. 스무살이에요.
-- 아, 저희는 스물두살이에요.
오일대 스포츠학과.
-- 아~ 그래서 다들 몸이 좋으시구나.
-- 지애님. 음료수 좀 드세요.
우리팀 남자 중 한 명이 파워에이드를 내게 내밀었다.
나는 목이 말랐던 터라 음료수를 받아 꿀꺽꿀꺽 마셨다.
바로 옆에 만수가 딱 붙어 있었지만,
남자 네 명은 만수에게는 별 관심이 없었다.
-- 혹시, 질문 하나 해도 돼요?
-- 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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