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 외전 10화 - 한 수
그 뒤로도 수철이 오빠와 자주 연락했고, 같은 과였기 때문에 과제 할 때도 자주 도움을 받아
수철이 오빠에게 나는 나름 얼굴도장이 찍힌 친한 후배로 남게 되었다.
그러다 오빠가 수정이 언니와 사귄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그 뒤로는 연락이 뜸해졌다.
여자친구가 있는 오빠에게 더 이상 친하게 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수정이 언니와 헤어지고 지애라는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오빠의 새 여자친구가 나타나고,
수철이 오빠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지애가 수철이 오빠 본인이라는 것까지 알아낸 것이었다.
그런데 수철이 오빠에게 여장이라는 독특한 취미(?)가 있는지는 꿈에도 몰랐다.
감쪽같이 모두를 속이려 했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한 느낌이었다.
아무쪼록 내가 여자인생(?)에선 선배인 만큼 잘 알려주려고 한다.
오빠와 특별한 관계가 되는 것 같아 기쁘기도 하고...
연인관계로 발전하고 싶지만, 동성친구(?) 사이라 해도 가까운 사이가 된다면 지금으로는 만족할 것 같았다.
드디어 <STB> 멤버 현도 오빠의 생일이다.
아무래도 이리저리 돌아다녀야 하는 만큼 편한 복장으로 준비했다.
와이드팬츠와 감각적인 무늬의 오버사이즈 티셔츠로 캐쥬얼을 강조하는 패션이다.
수철이 오빠, 아니 지애는 어떻게 차려입었는지 궁금해하면서 나는 약속장소로 향했다.
맥도날드 앞에서 잠시 기다리자 오빠가 왔다.
-- 안녕... 어... 언니.
-- 푸흡!! ㅋㅋㅋ
내가 이미 스물세살 학교 선배 수철이 오빠라는 걸 알고있는 이상
오빠도 두살이나 어린 동생한테 언니라고 하는게 수치스러울 것이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그런 모습(?)으로 내가 오빠라고 부르는 것도 말이 안되기 때문.
오빠에겐 미안하지만 내가 언니가 되는 수밖에 없다.
-- 언니를 기다리게 하다니... 실망스럽네.
-- 미안해..! 오랜만에 준비하다 보니..
-- 미안하면 끝나나?
-- 아니... 이따가 밥 사줄게.. 언니..
-- 아냐. 농담이었어. 얼른 가자.
그렇다고 동생(?)한테 밥을 얻어먹을 수는 없다.
이렇게 좀 장난을 치니 정말로 친한 동생으로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나저나, 오빠는 흰색 셔츠에 뷔스티에 원피스를 레이어드해 입고, 흰 양말에 검정 로퍼를 신고 있었다.
170정도 되는 여자치고는 큰 키지만 매우 말라서 여리여리한 느낌이 보호본능을 자극했다.
오빠 옆에 있으면 중학교때 운동을 하느라 몸이 살짝 튼실(?)해져버린 내 몸이 짧고 굵게 느껴질 정도였다.
-- 옷 예쁘게 잘 입었네.
-- 고마워. 언니도 예쁜데?
아니 남자 주제(?)에 왜 나보다 예쁜 것 같은 느낌이 드는지,
홍대 앞에서 대학생들을 붙잡고
"두 명중 여장을 하고 있는 남자 한 명을 고르시오"
를 물어본다면 열에 아홉은 나를 고를 것 같은 느낌이었다.
-- 원피스가 짧은데, 안에 입었어?
-- 뭘??
-- 속바지.
-- 속바지 입었어. 나는 안에 보이면 안돼서...
한 수 가르쳐 주고 싶었지만, 한 수 배워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저번에는 원래 오빠의 상태로 데이트를 했지만, 이번에는 여장한 오빠와 데이트인 셈이니
조금 더 재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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