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 78화 - 강남
으리으리한 건물이 가득한 강남 한복판, 그 중에서 유독 검정색의 우뚝 서있는 건물 한 채.
수정이가 준 이 카드에는 이 건물의 주소가 적혀있었다.
외관으로 봐서는 무슨 건물인지 전혀 예상할 수 없지만,
아마 드레스와 정장을 맞춰주고, 스타일링해주는 곳으로 짐작해볼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겉에서 보는 건물의 모습과 다르게 눈이 부시게 화려했다.
화려한 대리석과 샹들리에로 가득한 입구는 나를 잔뜩 긴장시켰다.
안쪽으로 걸어가자 안내데스크로 보이는 곳이 나왔다.
-- 카드 확인 도와드리겠습니다.
-- 네..
묘한 긴장감... 여기서 내가 남자인 걸 들키면 못 나갈 수도 있겠다 싶은 위압감이었다.
나는 평소보다 더 목소리를 가다듬고 부드럽게 말했다.
카드 확인이 끝나고, 남자직원이 어디선가 등장해 나를 안내했다.
우리는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갔다.
그 곳에는 10명정도의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드레스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 처음 오셨으니 간단하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저희는 고객님의 취향에 맞게 맞춤 드레스를 제작해드리고 있습니다.
여기 있는 샘플들을 보고 원하시는 조건을 말해주시면
행사 당일, 입으실 수 있게끔 준비해드리고 있습니다.
모든 관리와 메이크업까지 전부 제공되니 당일에 편하게 방문해주시면 됩니다.
도대체 얼마짜리 서비스길래 이런 VIP 대접을 해주는지 다리가 벌벌 떨렸다.
전시되어 있는 드레스는 정말 시상식에서 여배우들이 입을 법한 화려한 드레스들로 가득했다.
나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옷들을 하나씩 구경했다.
남자직원은 더 이상 말을 걸지 않고 옷을 구경하는 내 뒤에서 천천히 따라올 뿐이었다.
예전이라면 이런 예쁜 옷들을 봤을 때 내 여자친구인 수정이가 입은 모습을 제일 먼저 떠올렸을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이 옷을 입은 모습을 상상하고 있었다.
이 옷들을 입는 걸 상상하며 가슴이 두근거리는게 느껴졌다.
남자직원은 내 마음을 눈치챈 듯 조용히 내게 말했다.
-- 오늘 입어보시는 것도 가능합니다.
-- 아.. 그럼 이거 한번...
-- 네. 제가 방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나는 한쪽에 마련된 프라이빗 룸에 들어갔다.
준비된 여직원이 나의 신체 치수를 재기 시작했다.
이렇게 정밀하게 내 허리사이즈, 골반사이즈, 엉덩이사이즈 등을 재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혹시 들키지 않을까 긴장되었다.
다행히 여직원은 아무말 없이 측정을 마친 후, 나를 푹신한 소파로 안내했다.
소파에 눕듯이 앉아 기다리다보니 졸음이 쏟아졌다.
그렇게 눈꺼풀과 씨름을 20분정도 했을 때 쯤,
내가 아까 말했던 드레스를 들고 다른 여자직원이 나타났다.
-- 저쪽 방에서 착용해보시면 됩니다.
보들보들한 감촉의 드레스를 받아든 순간,
나는 또 다시 심장박동이 빨라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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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5 - [소설들/단편 소설] - [여장단편소설] 고백 (1)
[여장단편소설] 고백 (1)
** 본 소설에 나오는 인물, 사건, 배경은 모두 허구입니다! ** -- 쭉 봤는데 잘 된 것 같네. 여기 3페이지 목차만 좀 수정하면 되겠다. -- 그럼 이것만 하고 제출한다. -- 그래. 드디어 조별과제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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