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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들/[여장소설] 은밀한 여장 비서

[여장소설] 은밀한 여장 비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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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장건배가 퇴사위기라는 사실은 얼마 지나지 않아
B팀과 회사 전체에 퍼지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정말 팀원간의 불화가 있지 않는 이상
인사평가로 퇴사 면담을 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표면담 대상이 된 것을 사내 전체 공지로 뿌려진 마당에
장건배는 오늘 하루의 주인공이자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장건배가 속한 B팀은 오전업무를 진행할 수 없을만큼 난리가 났다.
팀의 막내가 퇴사위기인데, 맡은 일에 집중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제일 먼저 본인에게 벌어진 일을 확인하고, 여러가지 생각에 빠졌던 장건배.
멘탈이 탈탈 털려버린 장건배는 오히려 무념무상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주어진 일에도 전혀 집중할 수 없었다.

 



김대리가 장건배에게 급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 건배야. 이거 뭐야.
    왜 너가 면담 대상이야?
    너, 뭐 아는 거 있어?

-- 대리님... 어떻게 하죠..?

-- 잘못 나온 거 아니야?
    왜 너가 임원평가에서 C를 받은 거야?

-- 저도 몰라요...


이부장도 안절부절 못했다.
아무리 관례라고는 하지만,
자신이 준 C 평가가 퇴사를 불러버린 상황.

자신이 임원들에게 재평가, 혹은 그 수준의
항의를 할 수 있는 팀에서 유일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지만,
이미 자신도 내부평가에서 C를 줘버린 마당에
"왜 C를 주었습니까!" 라고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막내이기 때문에 C를 주는 것은 관례라서 그렇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그건 이미 평가 의미를 상실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부장은 혼자서 긴 고민을 한 끝에 오늘 예정되어 있던 품질 테스트도 미루고,
장건배와 면담을 하기로 했다.
팀원들끼리 면담을 하였고, 개선의 의지 (개선할 건 없긴 하지만, C를 준 명분을 만들어야 했다.) 를
보였기 때문에 임원들에게 다시 생각해달라는 요구를 할 생각이었다.


-- 괜찮습니다.

-- 건배. 잘 생각해봐.
    대표님 면담까지 진행하면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몰라.

-- 부장님 말씀은 감사하지만,
    그래도 제가 해결해보겠습니다.


장건배는 면담을 거절하고, 오히려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이 생각은 김대리의 생각이었다.

내부평가의 C는 관례상 준 것이므로 C를 준 이유는 별 다를 게 없으며, 전혀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임원평가의 C는 무언가 장건배가 잘못했다는 것인데,
장건배는 업무상으로 잘못한 점이 없다. 분명 오해가 있어서 준 것이 분명했다.
실제로 장건배가 1년 넘게 보여준 성과는 그 어느 1년차에 비해 밀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임원평가에서 장건배가 C를 받은 이유만 알아낸다면, 무리없이 퇴사 면담을 끝낼 수 있을지도 몰랐다.
오히려 이 기회에 사내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퇴사 면담을 이기고 돌아온 사람으로 남을 기회였다.

 



-- 어때...?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건 이것밖에 없어.

-- 괜찮은 것 같아요. 대리님.

-- 그래? 혹시라도 팀원들의 평가나 면담이 필요하면
    바로 내 이름 말해도 돼.
    무조건 도와줄테니까.

-- 감사합니다.... 대리님....


보잘 것 없는 자신이 위기에 처하자, B팀의 팀원들은 자신을 버리지 않고
어떻게든 도와주려 고민하는 모습에 장건배는 오히려 감사함을 느꼈다.
이제 남은 것은 자신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돌아오는 것 뿐.


-- 건배 네 생각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아무일 없이 돌아와라.
    오늘 저녁은 내가 사줄테니까.

-- 네... 부장님 감사합니다.


대표님 면담시간이 공지되었다.
지금부터 5분 뒤. 대표실에서 진행 예정이었다.


==========
==========


떨리는 마음으로 대표실의 의자에 앉아 대표님을 기다렸다.
사실 대표님은 입사할 때 대표 면담과 회식 자리에서 빼고는
둘이서 얘기해본 적이 없었다.

그저 오오테크의 창립자이자 CEO, 32살의 젊은 나이로 CEO자리에 오른 능력자라는 것 밖에 아는 것이 없었다.
23살의 나이에 대학교 재학 중 창업을 하여 그대로 성공해버린 능력있는 남자였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나름 평이 좋은, 젊고 성실한 대표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 벌써 와 있었군.


대표 주성재와 그의 운전수이자 경호원인 오남진이 대표실로 들어왔다.
장건배는 바로 의자에서 일어나 주성재에게 깍듯이 인사를 했다.

주성재 185cm의 탄탄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짙고 어두운 피부톤을 가졌으며, 굵은 턱선을 가지고 있어 
어디선가 한 번 마주칠 경우 인상에 남을 수 밖에 없는 얼굴이었다.


-- 안녕하세요.

-- 응. 앉아도 돼.
    문 닫아주고.


경호원인 오남진은 문을 닫았다.
그리고 문 앞을 막고 서 있었다.
그는 경호원답게 꽤나 덩치가 있었다.


-- 너무 오랜만의 퇴사 면담이라,
    무슨 말 부터 해야될 지 모르겠군.
    이름이 장건배, 맞지?

-- 네. 맞습니다.


장건배는 마른 침을 삼켰다.
주성재는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 내부평가와 임원평가에서 둘 다 C를 맞았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이유를 묻는 질문, 사실 장건배에게 이유가 있을리 없었다.
본인도 이해할 수 없는 평가였으니까.
하지만 "잘 모르겠는데요" 라고 말하면 상황이 악화될 것이 분명했다.


-- 막내로서, 미숙함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 어떤 미숙함이지?

-- 팀의 막내인 만큼, 팀원분들을 더 챙겨드리고,
    다른 팀원들의 일까지 같이 배우고 함께 했어야 했는데,
    너무 제 할 일만 했던 게 평가의 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표인 주성재와 오늘의 주인공 장건배, 그리고 경호원인 오남진 셋 만이 존재하는
이 대표실은 순간 적막이 흘렀다.

잠깐의 고민 끝에 주성재는 입을 열었다.


-- 미안해.

-- 네...?

-- 자네는 퇴사 절차를 밟게 될 거야.
    아쉽지만 내부평가,  그리고 임원평가를 뒤집을 무언가를 가져오지 않는 이상,
    퇴사는 예정대로 진행될 거야.

 



대표님의 입에서 퇴사라는 말이 나온 순간,
장건배는 절망에 빠졌다.

현재 장건배가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쌓인 빚은 5천만원,
1년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받은 월급으로 이제 겨우 5백만원을 상환했다.
남은 빚은 4500만원.

겨우 정규직으로 채용된 이 회사를 나오게 될 경우
빚을 갚게 될 시기는 훨씬 더 뒤로 미루어진다.

언제 빚을 갚고, 언제 집을 살 수 있는 거지?


-- 다른 방법은 없습니까?
    저는 회사에 꼭 남아야 합니다.
    팀원들에게 물어보시면, 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 우리 오오테크가 그리 크지 않은 회사라서.
    평가가 좋지 않은 인원까지 모두 데려갈 순 없어.
    장건배 자네가 잘못한 게 아니야.

-- 제발...

-- 이 친구 다독여주고 내보내.

-- 네.


문 앞에 서있던 경호원 오남진은 절망에 빠져있는 장건배에게 다가왔다.


-- 일어나.

-- 대표님. 제발 제발!


주성재는 단호했고, 회생의 틈조차 주지 않았다.
장건배가 할 수 있는 것은 싹싹 비는 것.
그 조차도 통할리 만무하지만 이대로 끝나버리는 것도 아쉬웠다.


장건배는 의자에서 털썩 내려와 무릎을 꿇고,
주성재가 있는 쪽으로 바짝 엎드렸다.

거의 얼굴을 땅에 문지르듯 엎드려,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대표님....


그를 끌어내야 하는 오남진은 쪼그리고 앉아 장건배의 허리를 움켜잡았다.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장건배의 허리는 오남진의 두 손에 쏙 들어올 만큼 얇았다.
그리고 너무나도 쉽게 들려 마치 고양이를 든 것 마냥 들린 모습이 되었다.

그 모습을 본 주성재는 입을 열었다.


-- 정말, 간절하나?

-- 네... 단 세 달 만이라도,
    아니 한 달 만이라도 기회를 주시면...

-- 회사를 위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어?

-- 네. 무엇이든!


장건배는 화장실 청소를 하는 자신의 모습까지 상상했다.
뒷정리와 잡일이라도, 막내로서 주어진 일로 생각하고
어떻게 해서든 회사에 남고 싶었다.


주성재는 경호원 오남진을 보고 말했다.


-- 이 친구 내려놓고 문 잠가. 그리고 저거 꺼.

-- 네.


오남진은 잡고 있던 장건배의 허리춤을 놓았다.
장건배는 힘 없이 휘청여 넘어질 뻔 했지만 겨우 중심을 잡았다.

오남진은 대표님의 지시대로 문을 잠그고 CCTV를 리모컨으로 껐다.


-- 미팅룸으로 가지.

-- .....?


갑자기 바뀌어버린 상황에 장건배는 당황했지만,
이것이 자기가 그토록 바랬던 기회가 주어진 것이 아닐까
약간은 기대에 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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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피아 - 웹소설로 꿈꾸는 세상! - 은밀한 여장 비서

여장을 하고 회사에서 비서로 일하게 된 장건배. 그녀(?)를 둘러싸기 시작한 남자들... 19금 소설입니다. BL과 여장 요소가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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