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묘한 연애 3화 - 복학 (1)
조별과제가 이렇게 기다려지는 것이었나....?
수업시간 외에 날짜를 잡아 따로 만나야 하는 다른 조별과제들은 만나기도 귀찮고,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이것만큼은 예외였다.
연주와 만나서 하는 과제들은 다른 조별과제와 내용에서는 다른게 없지만,
그저 연주와 단 둘이 있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연주는 생명과학과 1학년으로, 스무살이었다.
스물다섯살인 나와는 나이 차이가 꽤 나지만...
그 만큼의 성숙함을 보여준다면 충분하지 않을까...? 라는 망상까지 하며
나이값을 하고자 조별과제를 더욱 더 열심히 준비했다.
-- 오빠, 여기 만든 표 데이터가 빠져 있는데요.
-- 그러네. 실수했나보다. 채워넣을게.
-- 넵. 저는 자료조사 마저 하고 있을게요.
연주는 1학년답지 않게 되게 열심히 했다.
연주 입장에서도 처음 보는 나이도 많은 아저씨(?)랑 같이 되었기에
어색해서 더 열심히 하는 것일수도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과제를 금방 끝내버려 다시 따로 만날 일이 없을지도 몰랐다.
-- 아...! 큰일났다.
-- 왜요?
-- 우리 저번에 만나서 했던 워드파일 있잖아. 그거 날아갔어.
-- 날아갔다구요?
-- 파일이 깨졌나봐. 안 열려.
-- 노트북 잠깐 볼 수 있어요?
-- 어.. 응.
파일을 일부러 깨뜨린 건(?) 아니지만 나름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연주는 몸을 내 쪽으로 기울여 내 컴퓨터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내 맘대로 두근거려도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뛰는 심장을 내가 조절할 수는 없었다.
-- 여기 백업파일 저장되어있어요.
-- 어...? 그러네.
-- 이거 날아갔으면 두 번은 더 만나서 했어야 했는데,
살려서 다행이다.
-- 연주 너, 컴퓨터 잘하네. 난 컴퓨터 어려운데.
복학해서 그런가..,
-- 어려서 그런거 아닐까요? 헷 (윙크)
연주는 농담을 할 때 항상 윙크를 했다.
그럴 때 마다 나는 더욱더 귀여운 눈으로 연주를 바라보고 있었다.
-- 어려서 좋겠다~~~
-- 빨리 끝내자구여~
-- 근데 너가 불편할까봐 말해주는건데,
오빠한테 말 놔도 돼.
-- 에이... 다섯살 차인데요?
-- 괜찮아. 너도 편해야 과제도 금방 할 수 있고, 얘기도 금방금방 되니까.
-- 음... 그러면 조금만 더 편해지면 놓을게요.
-- 그래. 부담갖지 말고!
또 다시 자료조사, 보고서 작성, 피피티 작업이 몇시간 이어지고,
지칠대로 지쳐버린 우리는 오늘은 여기서 이만 쫑(?)내기로 했다.
-- 오늘은 도저히 더 이상 못 하겠다~
-- 저도여~
-- 토요일날 보자. 그때 좀 하고 다음주에 마무리 하면 어느정도 끝날 것 같은데.
-- 이 케이크만 마저 먹고 가요.
-- 천천히 먹어. 짐 싸고 있을게.
다행히도(?) 버스정류장이 같은 방향이라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까지 함께할 수 있었다.
-- 나는 5분뒤에 온다. 연주 너는?
-- 저는 바로 전 정류장이네요.
-- 그래.
몇 시간을 같이 있었음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설레임...
이 두근거림은 연주가 사라져야 끝날 것 같았다.
-- 저기 너 버스 온다.
-- 오빠, 오늘도 고생했어.
-- 어...?
-- 토요일날 보자. 카톡해!
연주는 종종거리는 발걸음으로 버스를 타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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