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소설] 마음대로 (94)
마음대로 94화 - 제안
여장을 하고 만들었던 가상의 인물, 지애라는 사람을 정말로 만들어줄 수 있다는
동민이의 말에 나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지금 모습 그대로 앞으로 계속 살아갈 수 있다면...?
-- 너가 원한다면, 내가 도와줄 수 있어.
민국이가 생각났다. 지애라는 인물이 가상의 인물인 이상,
민국이와 엮일 수 없다.
하지만 정말로 내가 지애로 남는다면...?
내가 여장한 채로 지애로 계속 살아간다면 민국이와도 계속 만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만수와도 계속 만날 수 있다.
지금의 일시적인 관계가 아닌, 앞으로 함께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지애로 살면서....
-- 나는....
-- 지금은 받아들일 수 없어.
여장을 하고 있는 지금이 좋은 건 사실이지만,
원래의 나, 김수철을 포기할 수는 없어.
언젠가는 돌아가야할거야.
-- 내가 말한 치료소는, 환자의 꾸준한 관리를 도와줘.
너가 새로운 삶을 선택한다면, 나이를 먹어서까지 관리해줄거야.
나중에 30대가 되고, 40대가 되어서도 여자로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거지.
내가 만수를 아끼고, 민국이도 좋아하는 감정이 생긴 건
어디까지나 만수와 민국이만일 뿐,
남자를 좋아하게 된 아니다.
내가 지애로 살게 된다 하더라도 다른 남자와 마음을 나누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난 남자이고, 여자를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 거절할게.
오빠의 배려는 고맙지만, 나는 돌아가야 해.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마음먹었구 말이지.
거절해야 한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아쉬움이 계속 남았다.
-- 알았어.
지애 너 뜻대로 해.
하지만 혹시라도 마음이 바뀔 수 있으니, 이 명함을 받아둬.
-- 응..
동민이는 오강수 박사라는 분의 명함을 내게 줬다.
다소 무거운 분위기의 식사가 끝나고,
파티는 자그마하게 곳곳에서 열렸다.
동민이는 어제 나 때문에 못한 비즈니스 중 중요한 일들을 끝마쳐야 한다고 사라져버렸다.
재정이도 어젯밤, 끝까지 달렸는지 오후가 될 때 까지 일어나지 못했고,
나는 혼자서 파티를 즐겼다.
내게 말을 걸어오는 수많은 남자들이 있었지만, 전부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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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2 - [공지] - [라치남 전체 소설 모음]
[라치남 전체 소설 모음]
안녕하세요. 라치남입니다. 꽤 오랫동안 글을 쓰고 있기 때문에 예전 글들을 찾기 힘들어하실 것 같아서, 이 글에 바로가기 링크를 달아 하나씩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제 소설들은 전부 직/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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